병약한 천재와 남장을 한 연인 - 쇼팽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
우리가 알고 있는 프레데리크 쇼팽(Frederic Chopin)의 이미지는 대체로 비슷하다.
섬세하고, 병약하고, 조용한 천재.
밤에 혼자 피아노를 치며 녹턴을 작곡했을 것 같은 사람.
하지만 그의 인생에는 당시 유럽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스캔들 같은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랑은 그의 음악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쇼팽은 원래 연애를 못 하는 사람이었다
젊은 시절 쇼팽은 놀라울 정도로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살롱에서는 스타였지만, 실제 인간관계에서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몸도 약했고, 감정 표현도 서툴렀다.
한때 약혼 직전까지 갔던 폴란드 귀족 여성과의 관계도 결국 파혼으로 끝난다.
이 사건 이후 그는 거의 연애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의 한 살롱에서 운명적인 인물을 만나게 된다.
남장을 하고 나타난 여자
그 사람이 바로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 조르주 상드(George Sand)였다.
문제는 첫인상이 최악이었다는 점이다.
상드는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인물이었다.
남성복을 입고 다녔으며 담배를 피웠고 사회규범을 대놓고 무시했고
이미 여러 연애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다.
쇼팽은 처음 그녀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저 사람… 정말 여자 맞나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은 곧 서로에게 깊이 끌리게 된다.
1838년, 두 사람은 함께 스페인 마요르카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겉으로는 휴양이었지만, 실제로는 거의 도피에 가까웠다.
당시 사회는 두 사람의 관계를 곱게 보지 않았다.
문제는 환경이었다.
겨울의 습기, 열악한 숙소, 쇼팽의 악화되는 폐결핵, 쇼팽은 거의 죽을 정도로 아팠다.
그리고 이때 상드는 간호사, 보호자, 가족의 역할을 모두 맡는다.
흥미롭게도, 우리가 사랑하는 많은 작품들이 바로 이 시기에 탄생한다.
특히 전주곡(Op.28)은 병과 고립, 그리고 사랑 속에서 완성된 음악이다.
비 내리는 수도원에서 작곡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전설처럼 남아 있다.
상드와 함께 지낸 약 10년은 쇼팽 인생에서 가장 안정된 시기였다.
그는 그녀의 시골 저택에서 작곡했고,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이 시기에 탄생한 작품들은 놀라울 정도로 성숙하다.
발라드, 폴로네이즈, 녹턴 후기 작품들..
음악은 더 깊어졌고, 감정은 더 솔직해졌다.
많은 음악학자들은 말한다.
쇼팽의 가장 위대한 작품 대부분은 사랑 속에서 탄생했다고.
그러나 사랑은 영원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을 갈라놓은 것은 외부의 비난이 아니었다.
가족 문제였다. 상드의 자녀들과 쇼팽 사이의 갈등이 커지면서 관계가 서서히 무너졌다.
그리고 1847년. 두 사람은 결국 결별한다.
이별 이후 쇼팽은 급격히 쇠약해졌다.
음악도 달라졌다. 화려함은 줄어들고, 어딘가 삶을 정리하는 듯한 분위기가 강해진다.
1849년, 쇼팽은 파리에서 생을 마감한다.
흥미로운 사실 하나.
그의 임종을 지킨 사람들 가운데 상드는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쇼팽의 음악에는 끝까지 그녀가 남아 있었다고.
그의 녹턴을 듣다 보면 느껴지는 그 부드러운 슬픔은,
어쩌면 한 사람이 평생 잊지 못한 사랑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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