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

유럽 전체가 사랑했던 사람.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은 이름어느 날 유럽 음악을 정리하다가, 낡은 라디오 방송 아카이브에서 낯익은 도입부를 들었다. "Lasciatemi cantare…" 그 한 소절만으로 방 안의 공기가 바뀌는 느낌이었다. 노래 제목도, 가수 이름도 정확히 몰랐지만, 멜로디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중에 찾아보고서야 그게 토토 쿠투뇨라는 걸 알았다. 이상한 건, 정작 그의 얼굴이나 이름은 낯설었다는 점이다. 노래는 익숙한데 사람은 낯선,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그리고 그 낯섦이야말로 쿠투뇨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첫 단서였다.스타가 아니라 작곡가였던 남자쿠투뇨는 처음부터 무대 위의 인물로 설계된 사람이 아니었다. 1970년대 그의 자리는 무대 뒤였다. 수많은 유럽 가수들에게 곡을 써주며 이름을 알렸고, 특히 프랑스 음악 ..

Canzone 2026.07.03

사랑을 노래한 남자

"Isabelle, Isabelle..."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여인의 이름을 애절하게 부르던 한 단신의 가수, 샤를 아즈나부르(Charles Aznavour)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처음 그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영상을 보았을 때, 저는 묘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화려한 외모도, 압도적인 풍채도 아닌, 오히려 왜소하고 평범해 보이는 한 남자가 읊조리듯 내뱉는 선율에 온 객석이 숨을 죽이고 몰입하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에디트 피아프가 프랑스 샹송의 타오르는 불꽃이었다면, 아즈나부르는 그 불꽃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온기를 평생토록 품고 나른 인물이었습니다. 스타가 가져야 할 조건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그가 어떻게 20세기 전 세계인의 심장을 가장 깊숙이 흔든 거장이 되었는지, 창작자로서 ..

Chanson 2026.07.02

에디트 피아프를 이어받은 아비뇽의 종달새, 미레유 마티외 (Mireille Mathieu)

오늘 우리가 함께 떠나볼 음악 여정의 주인공은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 위대한 디바, 미레유 마티외(Mireille Mathieu)입니다.찰랑거리는 특유의 단발 뱅 헤어스타일,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성량, 그리고 전율을 돋게 만드는 짙은 비브라토. 샹송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웅장해지는 경험을 하셨을 겁니다.오늘은 프랑스의 살아있는 전설, 미레유 마티외의 극적인 삶과 숨겨진 사생활 에피소드, 그리고 그녀만의 독보적인 음악적 특징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가난했던 아비뇽의 소녀, 전설이 되다미레유 마티외는 1946년 프랑스 남부 아비뇽의 매우 가난한 집안에서 14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석공이었는데, 집이 너무 ..

Chanson 2026.07.02